아드레날린 중독증

프로젝트가 서쪽으로 간 까닭은8점
톰 드마르코 외 지음, 박재호 외 옮김/인사이트

아드레날린 중독증

다음은 아드레날린 중독증에 걸린 조직이 보이는 특성이다. 아마 익숙하리라. 1) 우선순위가 계속 변한다. 2) 어제까지 모든 결과물이 나왔어야 했다. 3) 시간이 언제나 부족하다. 4) 모든 프로젝트가 긴급하다. 5) 긴급한 프로젝트가 계속 쏟아진다. 6) 모두가 언제나 미친 듯이 바쁘다.

아드레날린 중독증에 걸린 조직 대다수에는 병목을 일으키는 요인이 하나 이상 존재한다. 모든 설계 결정을 내리는 영웅이나, 모든 요구 사항을 결정하는 영웅이나, 모든 아키텍처 결정을 내리는 영웅이 바로 병목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그들은 긴급한 요청에 놀랄 만큼 빠르게 대응한다. 고객이 뭔가를 요청하면 즉시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잠정적인 이익을 따져보지 않는다. 프로젝트 기간은 어이없이 촉박하다.

아드레날린 중독증에 걸린 조직은 생각보다 행동을 우선한다. 그 결과 대다수 사안은 유동적인 상태에 머무른다. 확정된 사안이나 장기적인 사안이 없다. 유동적인 상태가 지속적으로 이어진다. 명세서가 유동적이라, 아무도 무엇을 만들지 모른다. 설계와 계획이 유동적이라, 내일 당장 바뀔지도 모른다. 중요도나 가치로 우선순위를 정하려는 시도도 없다. 더 급한 일이 널렸으니까.

흔히 조직이 미친듯이 바쁘기를 바라는 사람은 경영진이나 CEO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회사가 미친듯이 바빠야 잘 돌아간다고 믿는다. 회사 경영진이 아드레날린 중독증에 걸렸다면 프로젝트 팀들도 금방 따라 걸린다.

모든 사안이 늘 긴급하지는 않다. 모든 사람이 긴급한 사안에 관여할 필요도 없다. 긴급함을 선별과 절제로 대체하지 않는 한 아드레날린 중독증을 치료할 희망은 없다.

어쩌면 내가 CEO나 회사 경영진은 아니었어도 중독증에 걸린채 병목을 일으키는 사람 중 하나이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가끔 어쩌면 상당히 오래 걸렸을지도 모를 문제를 해결할때도 있었다. 하지만 개인적인 몰입을 너무 지나치게 강조해 조그만 간섭, 부탁에도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으며 스스로를 너무 몰아붙인건 아니었을까?

어느정도의 규모가 있는 팀이라면 모를까 10명 미만으로 이루어진 조그만 팀에서 한 개인의 컨디션 혹은  태도는 팀에 생각보다 꽤 큰 영향을 미친다. 지위에 상관없진 않겠지만 상사의  분위기가 별로라면 나 역시 그날은 마주치고 싶지 않을거 같다.

당장 눈앞에 있는 문제가 가까이 보인다고 해서 너무 크게 바라볼 필요는 없는건데… 그동안 내게 주어진 문제를 너무 높게만 바라본건 아닐까 싶다. 어차피 당장 해결책이 떠오르지 않는다면 책, 인터넷, 동료 셋 중 하나에서 해결될 거란걸 알면서도 나의 고집인지, 아집인지… 그리도 심각하게 받아들였었구나

언젠가 또다시 오늘안에, 즉시즉시, 빨리빨리 병에 걸릴지도 모르겠다.
키보드 위에 손을 얹기 전에 모니터에서 눈을떼고 등부터 기대보자

%d bloggers like this: